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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심해서 쓰는 맛집 #6] 동대문 몽골요리.
    2012. 5. 16. 20:21

    아버지와 간만에 저녁나들이로 동대문 몽골요리집을 갔다왔다. 


    [동대문 몽골요리집 위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2번출구 나와서 첫번째 골목에 들어가면 뉴 금호타워3층에 있다]


    이 근처 골목이 유난히 다른 나라 음식점이 많다고 한다. 동대문 지난 골목쪽에는 인도, 파키스탄쪽 요리를 파는 음식점이 줄서있고, 이쪽은 몽골이나 우즈베키스탄같은 지역의 음식점이 늘어서있다. 우선 오늘 가기로 한 곳은 몽골요리 전문점. 골목을 들어가다보면 뉴-금호타워라는 건물이 보이고 구석에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이 건물 3층에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 

    [뉴-금호타워. 건물전체가 알수없는 언어로 도배되어있다]

    이 건물은 입구에 적힌 '뉴 금호타워'를 제외하곤 몽골글씨?인지 아마 그런거 같은 글씨로 전부 적혀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내 점포 간판도 전부 몽골어(아마도)이며, 1층 엘레베이터 앞 게시판에 붙은 전단지도 전부 몽골어(아마도)로 되어있다. 드나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사람들과 정말 비슷하게 생겼지만 풍기는 느낌과 언어가 달라 아마도 몽골인인듯 하다. 여튼 건물안에 가게도,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도, 붙어있는 전단지도 전부다 몽골리안 이었다.

    1층에서 걸어서 올라갔는데 2층에는 휴대폰 판매점(몽골인을 대상으로 한), 슈퍼(몽골상품을 판매하는), 그리고 작은 레스토랑(아마도 몽골음식을 파는 듯한)이 있었다. 사진찍기 부끄러워서..

     

    그리고 3층에 올라가면 왼쪽엔 2층과 비슷한 슈퍼(몽골상품을 판매하는)와 오늘 가고자 했던 음식점이 있다.

     

    [...못읽겠다]


    이름은 적혀있으나, 절대 알 수 없는 이 식당은 입구에서부터 다른 향을 풍겼다. 아 확실히 다른 나라 요리를 파는 음식점이구나 싶을정도로 강한 향이었다. 안에있는 손님들은 전부 몽골리안이었고 - 말하는 걸 들어보니 나와 아버지만 외국인 - 붙어있는 사진과 그림도 전부 몽고의 풍경이나 제국시대의 지도들이었다. 심지어 안에 설치된 TV에서도 몽고방송이 나오더라. 물론 몽고방송에서 보여주는 NHK 스모를 하고있긴했지만..

    자리에 앉으니 식당아주머니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판 #1.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 뭔가 이름은 알겠지만 무슨 맛일지는 알 수 없는 메뉴들이 늘어서있다]

     

    [메뉴판 #2. 사이드메뉴와 음료인데 왠지 맥주에서도 향이 날 것만 같다]


    에당초에 아버지랑 양갈비를 먹으러 갔기때문에 뭐 메뉴를 선택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근데 아버지의 증언과, 내가 보고온 모습에 의하면 아무도 양갈비를 시켜먹지는 않더라. 뭔지는 모르겠지만 뿌연 국물이 담긴 그릇과 모닝빵 같은 것이 같이 나오는 메뉴와, 찐만두를 주로 먹더라.쇠고기굴야쉬? 가 뭔진 몰라도 그렇게 불릴만한 것도 많이들 주문해서 먹더라. 즉, 양갈비는 흔히 먹는 메뉴는 아닌 듯 하다. 아버지와 각각 양갈비 하나와 군만두 하나씩을 주문했다.

    주문 받는 아주머니는 한국어를 말할 줄은 몰라도 알아듣기는 하시더라. 근데 커피주세요 하니까 자판기 커피가져다줌.. 그게 500\이었던건가..

    여튼 잠시 기다리자 양갈비 두접시가 나왔다.


    [양갈비. 양갈비와 밥(위에 케찹), 으깬감자, 피클, 당근, 오이, 방울토마토]

     

    오 양갈비. 딱 오는데 소스향이 강하고, 무엇보다 양..의 향이.. 게다가 보면 알지 모르겠지만 기름이 엄청 많더라. 고기에서 기름이 많이 흘러~ 가 아니라 지방 부분이 이만큼이 포함되어있다. 고기를 조금씩 썰어서 먹으면 그 지방부분만 먹게될때가 있는데 으으. 확실히 1. 양고기 싫어하는 사람, 2. 느끼한거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못 먹을만한 수준이었다. 물론 난 양고기 - 정확히 고기라면 왠만하면 다.. - 를 좋아하거니와, 느끼한걸 엄청 좋아하는 관계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쉬지않고 썰어서 먹고 갈비 잡고 쪽쪽 뜯어서 먹었다. 아무래도 국물류를 제외한 메뉴들을 여기 사람들은 전부 손으로 먹어서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것에 대해서 부담이 없더라. 7,000\이라는 단가자체는 좀 비쌀수 있는데, 먹어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요리에 비해서 절대 비싼 가격은 아니더라. 물론 몽고사람들의 음식 수준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먹어보기엔 절대 비싼 값은 아님.

    그리고 나온 군만두.


    [군만두. 군만두와 야채샐러드(얹어먹는)가 한 접시에 나온다]


    군만두. 반을 쭉 찢어서 찍었다. 아무래도 만두라면 1. 만두피가 어떤가, 2. 내용물은 어떤가 이 두가지가 중요할텐데, 우선 만두 피는 흔히 중국집에서 먹는 그런 군만두와 비슷한 피였다. 다만 사이즈가 손가락을 다 편 내 손만하다. 커서 그런지 바삭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내용물은 뭔가 고기보다는 두부와 당면이 주를 이루는 듯한 그런 만두가 아니라 정말 거의 고기만 들어있다. 물론 빵빵하게 들어있는 고기는 아니지만 정말 주로 양념된 고기밖에 안보인다. 맛은 좀 짭짜름한 편. 그래서 같은 접시에 나온 야채샐러드를 얹어서 먹어야 좀 깔끔한 맛이 난다. 크기가 크기이고 아까 양갈비 한 접시를 싹 비운지라 상당히 배부르게 먹은 느낌이다. 생각보다 많다.

     

    다 먹고 나온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가린을 퍼먹고 나온 느낌" 정도랄까. 그 지방의 향과 그 느끼함이 입부터 뱃속까지 가득한 느낌이다. 물론 내 스스로에게 나는 고기 냄새도 엄청났다. 앞서 말했듯이 확실히 양고기 혹은 느끼한 요리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못먹을 만한 요리인 것같다. 물론 아직 다른 메뉴는 못먹어봤으니 모르겠는데.. 국에 양고기 들어있으면.. 알만한 듯.

    다음 번엔 찐만두부터 해서 좀 다른 메뉴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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